[A] 《결단의 맥(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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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의 맥(脈)》— 박사 & 좌락 (NON.SHIP)


차단문 뒤쪽, 감염 차폐막 너머로 들려오는 기계음이 마치 멀리서 울리는 북소리 같았다.
좌락은 규칙적으로 숨을 들이쉬며 문을 열었다.
그는 전투 상태의 긴장을 내려놨지만, 전우를 향한 경계만은 여전히 남겨두고 있었다.

Seir은 침대 위에서 미동조차 없이 누워 있었다. 뇌파는 여전히 불규칙했다. 

좌락은 조용히 다가가 그의 손목에 맥박을 확인했다.
“안정적이긴 하나, 예민한 기운이 남아 있군.”

 

좌락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말을 이었다.
“박사, 당신의 판단은 언제나 냉철했습니다. 리스크는 계산되었고, 생명은 목적이었죠. 하지만… 너무 계산된 결과만이 남는다면, 군의 지도자는 필요해도 인간은 불필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좌락은 한참을 멈췄다가, 뭔가 결심한 듯 고개를 조금씩 끄덕였다.

“내가 당신에게 기대하는 건, 계산이 아니라 결단입니다. 주먹이 아닌, 의지로 싸워 온 사람이라면… 언제든 다시 결정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만 합니다.”

 

그러자, 침묵 속에서 Seir의 숨결이 아주 사소하게 흔들렸다.
좌락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지금 당신이 침묵한다면, 그건 명령도 의지도 아닙니다. 회피에 불과하죠.”

그는 손을 뻗어, Seir의 손을 꼭 잡았다.
 

“하지만 다시 일어나면, 다시 선택할 수 있음을 증명할 수 있을 겁니다. 그때, 난 당신의 등을 봐주겠소.”

 

문 너머에서 눌려 있는 감정의 울림은,
좌락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엄격함과 신뢰를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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